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제동... 개미들 속탄다

2024-07-26


금융당국이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제동을 걸면서 그룹주가 일제히 추락했다.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와 주가 하락으로 인해 주식매수청구권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


25일 두산은 전날 대비 11.79% 하락했고,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도 각각 8.02%, 4.49% 하락했다. 두산밥캣은 6.16% 하락하며 4만 4,150원에 마감했다. 이 가격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두산밥캣의 소액주주 비중은 40%를 상회하며, 에너빌리티와 로보틱스도 소액주주가 2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매입 한도를 넘길 수 있어 지배구조 개편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두산로보틱스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는데, 이는 합병이 투자자 손실에 대해 자세히 기재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합병비율에 대한 지적은 없었으며, 금감원 관계자는 "현행 제도 틀 안에서 합병비율을 정한 사안이므로 맞다 틀렸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한국 증시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정부의 자본주의 선진화 정책인 '밸류업' 취지가 저해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합병 가액 산정의 공정성을 높이는 방안과 관련해 전문가와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현정 의원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과 관련해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합병이 진행됐다"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게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의 필요성을 질문했다. 이 원장은 "개별적인 행위 규제 방식보다는 원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