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귀족 '노멘 클라투라'를 아는가!

노멘 클라투라(Nomenklatura)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 등장

김태봉 기자

작성 2020.07.04 20:57 수정 2020.07.09 21:3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욱 평등하다.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서 이들의 존재를 작중 칠계명 중 마지막 계명이 아래와 같이 변경되는 것으로 예언했으며 이는 사실이 되었다.

 

소련 시절의 특권 계급으로 속칭 공산귀족이라고 불린다. 결론부터 말하면 자신의 국가와 인민들을 팔아먹어 부를 마련한 자들. 소련에만 있지는 않았고 일부를 제외하고는 동유럽 전반에 만연했다.

 

어원은 고대 로마의 노예 직책 중 하나인 '이름을 불러주는 자'이다. 유력자들의 이름을 전부 외운 다음 연회에 입장하는 손님들의 이름과 직책을 주인에게 알려주거나 손님을 안내하며 접대하는 등의 일을 맡았기 때문에, 노예들 중에서는 상당히 우대받았다. 러시아어로는 간부직의 명단, 정확히는 아무개가 어떤 당 기관의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문제를 취급하고 결재할 수 있는가를 정밀하게 세분하여 명시한 명단을 의미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소련 공산당 소속의 고급 간부'를 뜻했으나, 브레즈네프 시대부터 '소련 사회에서 온갖 부정부패를 일삼는 특권계층'의 의미로 확대되었다. 일단 권력을 쥐고 있으니 돈과 명예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 스탈린의 집권과 이에 따른 반혁명 때 발생한 전문 고급 당원들이 그 뿌리이다.

 

이들은 많은 부와 권력을 누렸지만 그와 동시에 언제든지 숙청될 수 있는 상태였다. 흐루쇼프가 직위 세습을 금지시키는 등 특권 폐지를 위한 노력을 했으나 그가 권력 투쟁에서 밀려난 후 브레즈네프 때부터는 계획경제의 고유 속성인 부족의 경제(shortage economy)[2]에 의해 초래된 사치품의 결핍을 충당하기 위해서 생긴 제 2경제(second economy)를 독단적으로 운영했으며(물론 소련 법률상으로는 불법이었다) 이를 통해서도 막대한 이득을 얻게 되었다.

 

소련 후기에 접어들면서 이들은 사회를 좀먹는 자들로 전락하게 된다. 마지막 집권자였던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개혁·개방정책을 펼치면서 이들 노멘클라투라 집단을 제거하여 사회의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했으나... 실패했다.

 

소련은 아니지만 중국에도 사실상 노멘클라투라가 있다. 중국의 노멘클라투라는 중국 내에서 국영기업을 통해 돈을 쥐고 있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덜해 보이지만 중국이라는 나라가 세계 2위 경제 대국인데다가 아무리 상대적으로 소수라 하더라도 중국 인구가 워낙 많다 보니 세계의 명품시장의 큰손으로 손꼽힌다. 중국 공산당 당원은 9000만 명으로 독일 인구와 맞먹는다. 역시 각종 특혜, 기업인과의 결탁이나 편법적인 부동산 매매, 횡령 등의 수단으로 엄청난 이득을 창출하며, 이들 중 상당수는 만일을 대비해서 해외에 재산을 숨겨두고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고위층 및 간부들(일명 핵심계층)도 넓게는 노멘클라투라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고난의 행군 이후에 북한의 시장화가 진행되고 나서는 권력을 앞세워 각종 외화벌이 사업에의 진출, 장마당 돈주들과의 결탁, 예산과 국영시설과 물자의 전용, 군수-군납 비리 등 각종 불법행위를 통해 부를 창출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북한의 이 '귀족'들은 소련이나 중국의 동류들과는 달리 체제 붕괴(=통일) 이후에 대부분 상류층 지위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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