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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시인/ 들에 가시는 어머니 / 인연 김영주

종합문예유성 기자

작성 2020.08.01 06:17 수정 2020.08.01 06:17


들에 가시는 어머니

 

인연/김영주

 

이 들녘 저 들녘 넘어온 칠순 고개

굽은 허리 옷고름으로 묶고

논밭에 심어놓은 자식 쓰러질까

가야 한다네

 

씨감자 섞을까? 자식 발등에 종기 날까

심란한 걱정 심고 콩밭 뒤지던 고랑에 흘린

어머니 치아 누런 옥수수

종자 씨 삼으로 가야 한다네

 

나는 늙어 서러운데

저 하늘의 청춘은 화평 하나니

살아온 세월에 속앓이 뜬구름에 묻고

잔병치레하는 고추밭 돌보러 가야 한다네

 

원망할 시간 일궈놓고

내 젊음, 삼킨 비옥한 흙냄새 맛보러

늦바람 오기 전에 가야만 하는 굴레

오늘도 꽃잎에 잠드셨나요

 

다시마처럼 탄력 있던 미끈한 피부에 다랑논 굽이 돌고

검버섯 촘촘한 얼굴 새겨둔 지난 세월 찾아

저 들녘으로 가시는 심정 나는 몰랐네

 

얼마나 남았을까 주름진 손에 흙냄새 사라질 날

푸른 들녘은 어머니 손 잡고 두 둥실

함께 했던 고행길에 토실토실한

열매의 자식 만나러 가시는 어머니 애처롭소


[종합문예유성 신문 편집국 지형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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